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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 MEDIA

심미나 작가의 작품은 얼핏 보기에 정적(靜的)이다. 이번 〈color+light〉(35cm×35cm, acrylic, led, 2023) 작품 역시 느낌이 고요하다! 아니, 어느 미니멀 조각에서 풍기는 적막한 인상과 비슷한 감응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도 그럴 것이, 정사각형이 주는 정갈함의 작품 형태가 우리 눈에 먼저 들어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작품의 정면에서 살짝 눈을 돌려 측면을 보노라면, 정면에서의 평면적인 실루엣은 높이를 달리하는 세 부분의 직사각형 덩어리에 의해 입체적으로 구성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투명도를 달리하는 아크릴 판은 빛(led)을 머금은 작품의 정면(핑크색, 갈색, 회색)을 농담(濃淡)이 흐르는 수묵화처럼 드라마틱하게 연출해 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줄곧 회화의 확장성을 고민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LED를 통한 빛(색)의 묘사를 조형적으로 실험한다. 그래서 속살을 드러낸 채 빛(led)을 품은 오브제로서 〈color+light〉 작품을 더 이상 전통적인 회화의 형태나 색채가 지니는 평면성이나 입체성에만 머물게 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즉, 위 아래로 춤추며 작품 깊숙한 곳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하는 빛(색)의 퍼포먼스(영상 작업)인 〈color+light 버전2〉를 마련한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은 작가의 회화적인 아날로그 정서(ethos)에 동시대의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일종의 디지로그(digilog)로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우리시대의 풍경이자 색채의 미학인 것이다.

 - 이승건(서울예술대학교 교수ㆍ미학)

: LED 빛과 물의 관계성
조형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에 색채가 더해지면, 그 미적 대상으로부터 받는 인상은 한층 더 커진다. 특히 빛에 의해 변화되는 색채를 도드라지게 시각화한 작품은 단색조의 작품이나 흑백의 드로잉에서 느끼게 되는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와는 차원이 다른 심미적 감흥을 안겨준다. 이러한 예술 감상의 풍요로운 지대에로 우리를 유도라도 하듯, 심미나 작가는 색채와 빛을 통한 인간의 내적 울림에 그 누구보다도 큰 관심을 쏟으면서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회화적 표현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매체, 즉 LED를 통한 빛의 묘사를 조형적으로 실험한다. 이번 작품 역시 단순한 2차원의 회화적 평면성을 넘어서는 미술의 확장으로서 영상을 활용한 계기적 연속성의 회화적 공간화를 고민하는 작업이다. 그것도 작가에게 편안함과 쉼 그리고 사색의 여백을 제공해 주는 물질적 상상력으로서 물(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빛(LED)과 함께 사유하며 치유의 영역에까지 예술을 확장시키는 인터렉티브한 작품을 공간적으로 연출하고 나선다. 더욱이, 자신의 창작 충동이 감상자들에게도 내적으로 전이(轉移)되길 바라는 미적 체험의 커뮤니케이션을 꿈꾸는 ‘울림의 미학’을 빛(LED)과 물을 통한 ‘관계의 미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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